제로베이스 예산법(Zero-Based Budgeting, ZBB)은 모든 지출을 '0'부터 시작해 항목별로 필요성과 우선순위를 따져 예산을 배분하는 재무관리 기법입니다. 미국 기업의 경영 전략에서 시작되었지만, 최근에는 일반 가정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개인 재무관리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의 MZ세대 사이에서는 ‘합리적 소비’와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문화와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로베이스 예산법의 개념과 필요성, 실제 실행사례, 그리고 왜 MZ세대에게 잘 맞는지까지 자세히 알아봅니다. 월 200만 원으로 실천 중인 MZ 직장인의 실제 가계부도 함께 소개해 드리니, 당신의 소비 습관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제로베이스 예산법이란?
제로베이스 예산법은 매달 지출 계획을 0에서 시작하여, 모든 지출 항목에 대해 “왜 이 항목에 이만큼의 예산을 써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방식입니다. 기존의 예산 계획 방식처럼 이전 달의 지출 내역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매번 새롭게 항목을 설정하고 금액을 배분합니다. 이는 단순한 절약을 넘어, 소비의 우선순위와 목적을 명확히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식비는 늘 40만원 정도’라는 관성적 접근을 했다면, ZBB 방식에서는 '식비는 30만원으로 줄이고, 남은 10만원은 여행 적립금으로 전환'과 같은 판단이 가능합니다. 이런 방식은 소비의 자율성과 통제감을 동시에 부여해주며, 예산 초과를 방지하는 데도 효과적입니다.
ZBB는 매월 예산 수립 단계에서 시간이 조금 더 걸릴 수는 있지만, 그만큼 자신의 재정 상태를 보다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고정지출이라고 생각하던 항목들도 다시 검토하면서, 자동이체 항목이나 구독 서비스처럼 무심코 빠져나가는 비용들을 재정비할 수 있습니다. 예산 계획을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설계’로 전환하는 것이 바로 이 방식의 핵심입니다.
실제 가계부: 월 200으로 사는 법
실제 사례로, 서울에 거주하는 20대 후반의 직장인 김모 씨는 월 소득 200만 원으로 6개월째 제로베이스 예산법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그의 가계부는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 주거비: 60만 원 (오피스텔 전세대출 이자 + 관리비)
- 식비: 30만 원 (자취식단 + 간헐적 외식)
- 교통비: 10만 원 (지하철, 버스 중심)
- 통신비: 5만 원 (알뜰폰 요금제)
- 여가/문화비: 15만 원 (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독서, 전시회)
- 저축: 40만 원 (청년희망적금, 주택청약)
- 비정기 지출 및 기타: 40만 원 (의류, 병원비, 비상금 등)
김씨는 매달 1일, 자신의 예산표를 구글 스프레드시트로 작성하며 시작합니다. 주 단위로 실제 지출을 기록하면서 계획과 실제의 차이를 분석합니다. 매주 일요일 저녁에는 한 주의 소비를 돌아보며 '불필요했던 소비'와 '잘한 소비'를 스스로 피드백하고, 다음 주의 소비를 재설정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6개월 이상 지속하면서, 그는 자신의 소비패턴이 훨씬 선명하게 보였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매달 예산을 초과하던 온라인 쇼핑은 '기쁨의 지속시간이 짧다'는 점을 인식하고 예산을 과감히 삭감했으며, 반대로 자기계발비나 여가활동비는 만족도가 높다고 판단되어 지출을 유지하거나 늘렸습니다. 이처럼 ZBB는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예산을 배분할 수 있게 해주며, 그 과정에서 진짜 '자기다운 소비'를 찾을 수 있습니다.
ZBB가 MZ세대에게 맞는 이유
그렇다면 왜 제로베이스 예산법이 MZ세대에게 잘 맞는 걸까요? 첫째, ZBB는 디지털 기반 문서화 및 시각화에 강한 방식입니다. 엑셀, 스프레드시트, 가계부 앱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비 흐름을 파악할 수 있고, 시각적인 자료로 자기 소비를 분석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는 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에게 자연스러운 습관 형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둘째, ZBB는 '소비도 콘텐츠다'라는 MZ세대 특성과 맞닿아 있습니다. 실제로 제로베이스 예산법 실천기를 유튜브,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에 공유하며 다른 사람들과 예산 노하우를 공유하는 MZ세대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들은 예산표 공유, 소비후기 콘텐츠, '소비 리셋 챌린지' 같은 활동을 통해 자기계발은 물론 콘텐츠 생산까지 이어가고 있습니다.
셋째, MZ세대는 불안정한 고용환경과 소득 불균형 속에서 재정 통제감을 얻고자 하는 욕구가 큽니다. 제로베이스 예산법은 지출을 내가 직접 기획하고 조정하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단순히 돈을 아끼는 것 이상의 심리적 만족감을 제공합니다. 특히 자신만의 소비 철학이 생기고, 예산 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