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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시대? 실질 이자율이 말해주는 진실

by 지식BOX 2025. 5. 1.

고금리 시대라는 말이 익숙한 요즘, 예금 금리가 3~4%를 넘어서며 은행에 돈을 맡기면 큰 이득을 보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질 이자율'이라는 개념을 이해하면 상황은 전혀 달라집니다. 이 글에서는 겉보기 이자율과 실질 이자율의 차이를 통해, 지금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이 과연 현명한 선택인지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고금리 시대? 실질 이자율이 말해주는 진실

금리 상승의 착시효과

최근 몇 년간 세계 각국은 코로나19 이후 유동성 확대에 대한 대응으로 기준금리를 연이어 인상해왔습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며, 한국은행은 물가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빠르게 인상해 시중 예금 금리도 자연스럽게 따라 상승했습니다. 현재 주요 은행의 1년 정기예금 금리는 3% 후반에서 4% 초반까지 올라가면서, 많은 이들이 저축의 기회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간과하기 쉬운 함정이 숨어 있습니다. 바로 '명목 이자율'과 '실질 이자율'의 차이입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예금 금리는 명목 이자율로, 여기에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지 않으면 실제 수익률은 왜곡됩니다. 예를 들어, 연 4%의 예금 금리를 받는다고 해도 물가가 3.5% 오르면 실질적으로 남는 수익은 0.5%에 불과합니다. 여기에 세금까지 차감하면 실질 수익은 더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더 나아가 최근처럼 소비자물가지수가 3% 이상을 기록하는 상황에서는, 단순히 고금리에만 안심하고 예금에 자산을 묶어두는 것은 오히려 구매력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특히 예금에 대한 이자소득세 15.4%를 고려할 경우, 실수령 이자는 더 줄어들고 이로 인해 실질 이자율은 더욱 낮아지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 상품의 광고나 안내 자료가 강조하는 '높은 금리'에만 의존한다면, 실제 수익에 대한 왜곡된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예금은 안전하지만, 자산 증식을 목표로 하는 투자자에게는 실질 이득이 없는 선택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금리 수치 하나로 판단하지 말고, 실질 이자율이라는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질 이자율이란 무엇인가?

실질 이자율(Real Interest Rate)은 경제학과 금융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으로, 명목 이자율에서 인플레이션율(물가 상승률)을 차감한 값입니다. 즉, 우리가 실제로 체감하는 자산의 구매력 증가율을 뜻합니다. 아무리 높은 이자를 받아도 물가가 더 빠르게 상승한다면, 우리는 오히려 손해를 보는 셈입니다.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만약 예금 이자율이 5%이고 같은 해 물가 상승률이 4%라면, 실질 이자율은 1%입니다. 이는 1년 후 그 돈의 실제 구매력이 1% 증가했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물가 상승률이 이자율보다 높을 경우, 실질 이자율은 마이너스가 되며, 이는 예금으로 인해 자산 가치가 오히려 줄어들었음을 의미합니다.

 

현재 한국의 2024년 1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약 3.1%로 기록되고 있으며, 주요 은행 예금 금리는 3.5~3.8% 수준입니다. 세후 수익률을 감안하면 약 2.96% 정도이며, 실질 수익률은 0% 내외로 떨어집니다. 이 말은 곧, 은행에 예금했지만 실제로 자산 가치가 늘지 않고 현상 유지에 그치거나 심지어 감소할 수도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실질 이자율은 단순히 금융 투자에만 국한된 개념이 아닙니다. 은퇴 계획, 주택 구매 계획, 자녀 교육 자금 마련 등 장기적인 재무 설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지표입니다. 특히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거나 구조적 고물가 국면에 진입할 경우, 실질 이자율을 무시한 재무 전략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많은 금융 전문가들은 이제부터라도 일반 소비자들이 실질 이자율 개념을 기반으로 한 자산 운용 판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은 단순한 숫자가 아닌 '물가 상승'이라는 실제 상황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예금 외 대안은 무엇이 있을까?

이처럼 실질 이자율을 고려했을 때 예금이 더 이상 안전한 자산 증식 수단이 아니라면, 어떤 대안이 있을까요? 현재 많은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할 수 있는 투자처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금 투자입니다. 금은 전통적으로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알려져 있으며, 실제로 금 가격은 물가 상승과 함께 꾸준히 상승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물가연동채권(TIPS)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채권은 물가 상승에 따라 원금과 이자가 조정되므로 실질 구매력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면서도 물가 상승을 고려하고 싶은 투자자에게 적합합니다.

 

주식이나 ETF 투자도 장기적으로는 실질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입니다. 특히 경기 방어적인 섹터나 배당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비교적 낮은 리스크로도 인플레이션을 극복할 수 있는 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물론 단기적인 시장 변동성은 감수해야 하지만, 실질 수익률을 장기적으로 높이는 데는 효과적인 전략입니다.

 

이 외에도 외화 자산 분산 투자, 부동산 실물 자산, 원자재 ETF 등도 고려할 만한 방법입니다. 특히 달러화와 같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통화에 투자하거나 글로벌 시장에 상장된 자산에 분산투자함으로써, 국내 물가에 국한되지 않은 글로벌 헤지를 할 수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실질 수익률'이라는 기준을 중심으로 자산 운용 전략을 재정립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예금 금리에만 의존하지 말고, 세금과 물가 상승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자산의 실질 가치를 보호하는 것이 2024년 이후 재테크의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입니다.

은행 예금의 겉보기 금리에 속지 말고, 실질 이자율이라는 진짜 수익률을 따져보아야 합니다. 물가 상승률과 세금을 감안하면 지금의 예금은 오히려 자산을 까먹는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자산을 지키고 늘리고 싶다면, 실질 수익률 기준으로 금융 상품을 비교하고 대안을 찾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금융의 본질은 '가치 유지'이며, 이를 위해서는 숫자 이면의 진실을 꿰뚫는 눈이 필요합니다.